갈색 사거리 파출소에서 일하는 루크는 늘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났다. 일어난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대에 일어나 마을을 한 바퀴 산책하며 아침 운동을 했다. 루크의 아침 운동은 날이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계속 이어졌다. 때문에 계절을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마을의 변화를 가장 먼저 맞는 것도 루크였다. 새로운 날이 밝고, 컬러들이 하나둘씩 일과를 위해 사거리를...
여름이면 노랑 빌딩 벽면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넝쿨에 연둣빛 잎들이 멋진 잎을 뽐내고, 가을이면 싱그러운 초록빛이 붉게 변하고 짙은 보라색 열매가 송이송이 맺혔다.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노란색 빌딩의 벽면은 아주 완벽하게 담쟁이넝쿨의 색과 어우러졌다. 시간과 함께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마치 빌딩이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보이기...
컬러링 타운에 긴 편지가 도착했다.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매일 마을 우체통을 확인하는 에이든이었고, 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에이든은 곧장 편지를 들고 컬러들에게 달려갔다. 컬러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길게 적힌 편지를 가만히 보기만 했다. 잠시 적막이 찾아왔다. 그러다 편지를 집어들고 낭독을 시작한 건, 루크였다. 컬러들은 숨소리마저 죽이며 편지에 귀를 기울였...
그런 날이 있다.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거리를 온통, 신발코를 온통, 그 안의 양말을 군데군데, 그 위의 바지를 질척이도록 젖게 만드는 날. 우산을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우산을 잡는 손이 차가워지기 때문이었다. 비에 젖은 옷을 갈아입을 때, 그 차가워진 손이 몸에 닿는 건 정말 싫었다.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 때문에 깜짝 놀라는 게 싫었기 ...
"안나!" 온갖 향이 다 나는 풍선껌을 씹으며 경쾌하게 걷던 안나는 자신을 부르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겨울이라 온종일 차가운 바람이 불지만, 유일하게 온화한 햇살이 광장을 비추어서 따뜻한 시간대. 에밀리가 잡화점 문 앞에서 안나를 부르고 있었다. 열린 문틈으로 빨갛게 달아오른 전기난로가 보였다. 안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에밀리에게 뛰어갔다. "에밀리 언니...
안녕, 컬러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예전에 슬쩍 올렸을 때 좋아해 주셨던 향 모음집을 조금은 보충하고, 새로 적어서 다시 올려요! 이 글을 보시면서, 모두 함께 이야기하고 웃었던 그때를 추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모두 사랑해요! 하트하트! <분홍 빌딩의 향> 오웬 🌸 비행기에서 딱 내리고, 긴 비행으로 힘든 몸을 이끌고 ...
부시럭. 레오는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렸다. 빛을 잃은 야광별이 붙여진 천장이 보였다. 잠자코 누워 소리의 근원이 무엇일지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숨을 몇 번 들이마시고 내쉰 후에도 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다. 레오는 고개를 돌려 침대 옆에 난 창문을 바라보았다. 아직 달이 하늘에 떠 있는 시간, 자동차 하나 움직이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무슨 고민 있어요? 아까 한 질문도 그렇고." 잠시 멍하게 사라를 보던 그레이스는 조금 동 떨어진 답을 내놓았다.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때, 정말 온통 새하얗더라. 공교롭게 여기 처음 발을 디딘 그 날의 하늘도 훤하고 하얬고. 근데 나는 그게 싫지가 않은 거야. 아무것도 칠해지지 않은 도화지 같아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그냥 여기서 생각을 ...
"오늘은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할까." 사라의 가게에 그레이스, 루카스, 클로이, 노아, 로건, 릴리, 노라, 엘레나, 베리가 모였다. 아이들은 모두 잠든 무심한 밤. 창을 두드리는 바람이 어쩐지 그들을 추억으로 데리고 가는 날이었다. 술집 구석 어딘가에 자리 잡은 턴테이블이 느릿느릿 움직였다. LP판에서 낮고 단조로운 기타 소리가 흘렀다. 컬러링 타...
적당한 구름이 바다 위에 떠올랐다. 해는 자신이 품고 있던 온화한 빛을 구름들에게 남겨주고 서서히 떠나갔다. 컬러들은 하던 것을 멈추고 해의 작별 인사를 눈에 담았다. 컬러들은 주변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햇빛이 서로의 얼굴을 한 명, 한 명 어루만지는 것을 보고,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바다에도 붉은 빛의 물감이 풀렸다. 햇빛을 담은 윤슬이 부드럽게...
그레이스와 마리를 태운 차는 오래 달렸다. 도로 양옆으로 선 나무들을 지나치고 동물이 갑자기 뛰어들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표지판을 지나치고, 이번에는 듬성듬성 서 있는 소나무들을 지나치자 조금씩 바다가 보였다. 마리는 창문을 내리고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은 신남으로 가득 벌어졌고, 입안으로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아가씨, 턱 빠지겠...
평소와 다름 없는 날들이 지나갔다. 쌀쌀한 겨울 날씨는 입김을 얼렸고, 눈이 내리고 녹기를 반복하는 날들이었다. 길이 얼어 주민들이 미끄러지지 않게, 루크는 열심히 눈을 쓸었다. 눈이 쌓인 모습은 퍽 예쁘지만 예쁜 눈보다는 건강한 주민들이 더 소중했다. 허리를 숙일 때마다 붉은 벽돌색 목도리가 자꾸만 흘러내렸다. 빗자루를 겨드랑이에 끼고 목도리를 매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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